Play time, Jacques Tati, 1967, France

At 서울 아트 시네마, 2023-07-13


1967년도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영화. 이렇게 뻔한 말로 시작 할 수 밖에 없는 영상미와 치밀함, 유머까지 고루 갇춘 작품이다.


차가운 회색 건물로 주인공 '윌로'씨가 한 남자를 찾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.
자크 타티만의 독특한 사운드 실험이 돋보이는 부분인데, 의자 쿠션의 바람 빠지는 소리, 구둣발 울림,
지퍼 소리 등 일상적인 소음을 극대화하여 새롭게 보여지는 연출을 시도했다. (그 와중에 가구들이 참 아름답다.)

미로같이 낯선 건물 안에서 모두가 길을 헤메는, 찰리 채플린 스러운 유머가 가득한 장면들이 영화를 채운다.


미국에서 단체로 관광을 온 무리에 있는 '바바라'도 등장한다.


그리고 밤이 찾아온다. (밤 장면들에서 멋진 파리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. 당분간 여행 갈 생각이 없었는데, 갑자기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.)

이 날은 시내의 '로얄 가든 레스토랑'의 오픈 첫 날인데, 개인적으로는 이 때부터가 진정한 플레이 타임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.(저 네온사인이 아주 기막힌다.)


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오픈 된 레스토랑에 사람이 몰리면서 바닥 장판은 떨어지고, 각종 조명이 들어오지 않는 등 사고가 끊임없이 난다.


진짜 웃긴 장면은 왕관 모양의 철제 의자를 가져다두는 바람에 모든 사람 등에 왕관 모양이 찍혀 있음...



그 와중에 밖에서는 윌로씨와 윌로씨의 옛 친구가 문 앞에서 대치하다가 유리 문이 와장창 깨진다...
그걸 들키지 않으려고 도어 맨인 윌로씨의 친구는 문 손잡이만 잡고 고객들이 다가오면 문을 열어주는 척 한다. 대환장 파티




그리고 하루종일 같은 공간에 있던 윌로와 바바라는 이 곳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.
아침이 되어 돌아가야 하는 바바라를 위해 상점에서 스카프를 선물하고, 바바라는 돌아간다.



마지막은 파리의 아침 풍경을 보여주면서 마무리가 된다. 이 장면들 때문에 여행이 가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.

영화 '플레이 타임'은 크게 등장하는 인물로 윌로와 바바라가 있지만, 이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없다.
다만,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개성을 살려 모두가 이 극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.